“그거 에이전트 아니라 워크플로예요” – 내 시스템에 이 질문을 던져봤다

Inc.에 올라온 칼럼 하나가 자동화 커뮤니티에서 매주 반복되는 논쟁을 정리했습니다.

누군가 20개 에이전트로 이뤄진 자율 마케팅 시스템 다이어그램을 올리면, 밑에 이런 댓글이 달립니다. 그거 그냥 워크플로인데 자꾸 에이전트라고 부르지 마라.

칼럼의 필자는 이 지적이 맞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 구분이 말장난이 아니라 예산 문제라고 말합니다.

20개 에이전트를 뜯어보면

대개 하나의 모델이 미리 정해진 작업 목록을 순서대로 처리하는 구조라는 겁니다. 어느 단계에서도 무언가를 결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사람이 모든 단계를 미리 골라놨고, AI는 각 단계 안에서 한 조각씩 거듭니다. 여기서 문장 하나 뽑고, 저기서 분류 하나 하고. 쓸모없다는 게 아닙니다. 실제로 유용한 일입니다. 다만 상자에 뭐라고 적혀 있든 자율 에이전트는 아닙니다.

둘의 차이

워크플로는 정해진 길을 갑니다. 단계를 내가 정의하고, AI는 그 안에서 일부를 맡고, 같은 입력이면 대체로 같은 출력이 나옵니다. 콘텐츠 초안 뽑기, 자료 수집, 받은편지함 분류, 주간 리포트 작성. 설계상 예측 가능합니다.

에이전트는 다릅니다. 접근 방법을 스스로 정하고, 어떤 도구를 쓸지 고르고, 뭔가 틀어지면 스스로 방향을 바꾸고, 내가 대본을 안 써둔 상황도 처리합니다.

이 유연함은 값어치가 있습니다. 대신 만들기 어렵고, 돌리는 비용이 비싸고, 하필 안정성이 제일 필요한 순간에 예측이 안 됩니다.

칼럼은 이렇게 정리합니다. 시스템을 만드는 엔지니어들은 이 선을 명확히 긋고, 파는 쪽은 흐리게 만들 이유가 충분하다고.

숫자로 보면

이 칼럼에서 유일한 외부 근거가 Gartner 자료입니다.

  • 2027년 말까지 에이전틱 AI 프로젝트의 40% 이상이 취소될 것으로 전망. 비용 상승, 불분명한 사업 가치, 취약한 리스크 통제가 이유
  • Gartner는 이 문제의 일부에 agent washing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평범한 도구를 자율 에이전트로 재포장하는 행위
  • 에이전틱 역량을 표방하는 수천 개 벤더 중 실제로 그런 곳은 약 130곳 정도로 추정

단, 이 Gartner 발표는 2025년 6월 자료입니다. 지금 기준으로 1년이 넘었으니 그대로 인용할 때는 시점을 밝히는 게 맞습니다.

계약서에 사인하기 전에 던질 질문

칼럼이 제시하는 판별법은 한 문장입니다.

이게 스스로 접근 방법을 정하는가, 아니면 중간에 AI 호출이 하나 낀 고정된 단계 묶음인가.

후자여도 괜찮습니다. 시간을 아껴준다면 사도 됩니다. 다만 워크플로 가격을 내고 워크플로 기대치를 적용하라는 겁니다.

주간 업무 하나도 아직 자동화 못 한 상태에서 30개 에이전트 드림팀을 제안받는다면 그건 경계할 신호입니다.

내 시스템에 대보면

이 기준을 MoerLabs에 그대로 적용해봤습니다.

뉴스 수집은 워크플로입니다. RSS 네 개를 읽고, 중복을 걸러내고, 점수를 매기고, 7점 이상을 골라 텔레그램으로 보냅니다. AI가 들어가는 자리는 점수 매기는 한 지점뿐이고, 그마저 temperature: 0에 max_tokens: 50으로 묶어놨습니다. 일부러 결정론에 가깝게 만들었습니다.

초안 생성도 워크플로입니다. 버튼을 누르면 원문을 받아오고, 프롬프트를 조립하고, 모델을 부르고, 마크다운을 HTML로 바꾸고, 임시글로 저장합니다. 순서가 고정돼 있습니다. 모델이 정하는 건 글 내용이지 다음 단계가 아닙니다.

칼럼의 기준으로 보면 제 시스템에서 진짜 에이전트는 Hermes 하나입니다. 이름에 Agent가 붙어 있고, 대화 맥락에 따라 도구를 골라 씁니다.

그런데 실제로 굴려보니 값을 하는 건 워크플로 쪽이었습니다. 매일 06시에 뉴스가 도착하는 것, 버튼 한 번에 초안이 생기는 것. 지루하고 매번 똑같이 동작합니다. 칼럼이 말하는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어디까지 믿을까

이 글은 취재 기사가 아니라 Inc.com 칼럼니스트의 오피니언입니다. 필자 소개도 AI 마케팅 전문가로 되어 있고, 근거의 상당 부분이 본인이 고객사에 구축해본 경험입니다. 측정된 ROI 데이터는 없습니다.

Gartner 숫자도 예측이지 결과가 아닙니다. 40%가 취소된다는 건 2027년이 지나야 검증됩니다.

그럼에도 남는 건 판별 질문 하나입니다. 이게 스스로 정하는가, 아니면 내가 정해놓은 순서를 따라가는가. 이 질문은 벤더를 고를 때만이 아니라 내가 뭘 만들고 있는지 확인할 때도 씁니다.

지루하고 안정적인 것부터 만들고, 판단이 정말 필요한 자리에만 지능을 넣는 것. 로드맵에 에이전트라고 적힌 칸이 있어서가 아니라요.

원문: https://www.inc.com/robert-gillespie/the-businesses-winning-with-automation-arent-building-more-agents-theyre-doing-this-instead/91389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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